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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를 이겼다는 말, 정말 그 전부일까요? 2021년 1월, 저는 GameStop(GME) 주식을 $60에 100주 매수하면서 이 사태를 안에서 직접 겪었습니다. 쇼트 스퀴즈 열기 속에서 익절도 해봤고, 로빈후드(Robinhood)가 매수를 틀어막던 날 손절도 해봤습니다. 그 경험이 "개미 승리"라는 서사가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몸으로 가르쳐줬습니다.
쇼트 스퀴즈, 어떻게 25조 원짜리 판이 됐나
헤지펀드가 개인 투자자한테 질 수 있다고, 그때 생각이나 하셨습니까? 저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1월, 실제로 그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태의 씨앗은 공매도 비율(Short Interest Ratio)이라는 수치에 있었습니다. 공매도 비율이란 전체 유통 주식 대비 공매도로 빌려진 주식의 비율을 뜻하는데, 당시 GME의 이 수치는 무려 140%를 기록했습니다. 발행 주식보다 더 많은 주식이 공매도로 빌려진 셈으로, 구조적으로 화약고가 쌓여 있던 상태였습니다.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Melvin Capital)은 2014년부터 GME를 공매도 대상으로 삼아왔습니다. 공매도(Short Selling)란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더 싼 가격에 되사 차익을 챙기는 전략입니다. 손실이 이론상 무한대라는 점이 일반 매수와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실제로 GME가 오르기 시작하자 멜빈 캐피털은 하루 만에 수조 원대 손실을 입었고, 결국 시타델(Citadel)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아야 했습니다.
레딧(Reddit)의 커뮤니티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서 닉네임 '제프 아마존'이라는 유저가 이 구조를 먼저 포착했습니다. 2008년 폭스바겐 사례처럼, 공매도 비율이 극단적으로 높은 주식에 갑작스러운 매수세가 몰리면 공매도 세력이 손절을 위해 되사기(숏 커버링)에 나서면서 주가가 자기 강화적으로 폭등하는 현상, 즉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가 발생한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여기서 숏 커버링이란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빌린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이 분석에 불을 붙인 건 두 사람이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를 운영하던 키스 길(Keith Gill)은 2019년부터 GME가 저평가됐다고 믿고 꾸준히 투자해왔고, 전 재산을 콜옵션(Call Option)과 주식에 올인해 5만 달러를 수천만 달러로 불렸습니다. 콜옵션이란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급등할 때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파생상품입니다. 그리고 2020년 8월, 온라인 반려동물 플랫폼 츄이닷컴(Chewy.com) 창업자 라이언 코헨(Ryan Cohen)이 GME 지분 10%를 매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1월 26일,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트윗 한 줄이 주가를 147달러에서 244달러로 하루 만에 끌어올렸고, 멜빈 캐피털을 포함한 공매도 헤지펀드들이 줄줄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총 200억 달러(약 25조 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출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밈주식 보고서에서도 이 사태를 역사적 이례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 공매도 비율 140%: 유통 주식보다 더 많은 물량이 공매도로 잡혀 있던 비정상적 상황
- 쇼트 스퀴즈: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막기 위해 되사기에 나서면서 주가가 자기 강화적으로 폭등하는 구조
- 콜옵션 레버리지: 키스 길의 5만 달러가 수천만 달러로 불어난 핵심 도구
- 총 손실 규모: 공매도 헤지펀드 전체 약 25조 원(200억 달러)
로빈후드의 매수 제한, 그리고 제가 손절한 날
"개미가 이겼다"는 말은 정확히 누구 기준인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저는 $60대에 100주를 매수하고, $70을 넘자 익절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1월 27일, 로빈후드(Robinhood)가 GME 등 일부 종목의 매수 주문을 일방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주가는 하루 만에 500달러 근처에서 126달러대로 급락했고, 저는 남아있던 100주를 $30대에 손절해야 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플랫폼이 거래 자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실감했으니까요.
로빈후드 측은 청산소(Clearing House)의 추가 증거금 요구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청산소란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서 결제를 보증하는 기관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브로커에게 더 많은 담보금(당시 약 30억 달러)을 요구합니다. 로빈후드가 이 요구를 감당할 수 없어 매수를 제한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의심은 다른 곳을 향했습니다. 로빈후드는 고객 주문 정보를 시장 조성자(Market Maker)인 시타델 증권(Citadel Securities)에 팔아 수익의 절반가량을 얻는 구조였고, 그 시타델이 공매도로 손실을 입은 멜빈 캐피털을 긴급 지원한 당사자였습니다. 여기서 시장 조성자란 주식 거래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동시에 제시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관을 뜻합니다. 이해 충돌의 냄새가 짙었고, 결국 미국 의회 청문회까지 소환됐습니다.
청문회에서 키스 길은 자신이 순수하게 개인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청문회 다음 날 GME 주식 10만 주를 추가 매수한 사실도 공개됐습니다. 반면 멜빈 캐피털 CEO 게이브 플로트킨(Gabe Plotkin)은 거래 제한 이전에 이미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멜빈 캐피털은 2022년 5월 결국 파산했고, 플로트킨은 개인 자산으로 패밀리 오피스를 설립해 NBA 팀 샬럿 호네츠(Charlotte Hornets)의 공동 구단주가 됐습니다.
제가 이 과정에서 느낀 건, "개미 단합"의 서사가 실제 손익과는 꽤 거리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2023년 초 GME 주가가 다시 $130대까지 오르는 걸 바라보면서, 이미 현금 $5,000 이외에 추가 매수를 하지 않아 기회비용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군중심리를 그대로 따라가면 손실이 커지고, 너무 일찍 겁먹어도 기회를 날린다는 양면을 동시에 경험한 셈입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대다수 개인 투자자는 급등-급락 사이클에서 손실을 더 많이 입었습니다. AMC, 블랙베리(BlackBerry), BNB 같은 후속 밈 주식에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고, 출처: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 밈주식 투자자 안내에서도 변동성 과대 추종의 위험성을 명시적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사태 이후 헤지펀드들이 레딧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직접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쇼트 스퀴즈가 뭔지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공매도 세력이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팔았는데, 예상과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막기 위해 비싼 가격에 되사야 합니다. 이 되사기가 몰리면 주가가 더욱 급등하는 악순환이 생기는데, 이게 쇼트 스퀴즈입니다. GME 사태에서는 공매도 비율이 140%였기 때문에 이 현상이 극단적으로 증폭됐습니다.
Q. 로빈후드는 왜 갑자기 GME 매수를 막은 건가요?
A. 공식 이유는 청산소의 추가 담보금 요구(약 30억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로빈후드가 고객 주문 정보를 시타델 증권에 팔아 수익을 얻는 구조였고, 그 시타델이 손실을 입은 멜빈 캐피털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 충돌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논란입니다.
Q. 키스 길(로어링 키티)은 지금 어떻게 됐나요?
A. 키스 길은 청문회 이후 2021년 4월 유튜브 활동을 중단했다가, 2024년 5월 SNS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당시 그가 공개한 보유 자산은 GME 주식 및 콜옵션 합산 약 2억 1천만 달러 규모였습니다. 처음 5만 달러로 시작한 투자가 수천 배로 불어난 셈인데, 이런 결과를 누구나 재현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공매도가 나쁜 건가요? 금지해야 하나요?
A. 공매도를 무조건 악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구조 자체보다 과도한 레버리지와 투명성 부족이 문제라고 봅니다. 공매도는 과대평가된 주식의 거품을 걷어내는 기능도 하고, 시장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도 합니다. 다만 140%처럼 발행 주식 수를 초과하는 공매도는 규제 사각지대에 가깝고,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도 GME 같은 밈주식에 투자해도 될까요?
A. 제 경험상 밈주식의 급등-급락 사이클을 온전히 타는 건 극소수입니다. 실제로 AMC, 블랙베리 등 후속 밈주식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가 훨씬 많았습니다. 투자 판단은 각자 몫이지만, 포지션 사이징(전체 자산 대비 투자 비중 설정)과 손절 기준을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감정적 결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결론
GME 사태를 "개미 승리"로만 기억하기에는 제가 직접 겪은 손절의 무게가 너무 현실적이었습니다. 쇼트 스퀴즈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과, 그 한복판에서 매수·매도 버튼이 막히는 순간을 버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사건이 금융 시장에 남긴 진짜 질문은 이것입니다. 시장 조성자와 수익을 나누는 브로커가 과연 개인 투자자 편인가? 청산담보금 시스템은 소규모 플랫폼이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가? 저는 이 경험 이후 레버리지 ETF나 옵션 대신 배당주와 ET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했습니다. 흥분보다 구조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제가 GME에서 얻은 가장 값비싼 교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