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처음 GP 스테이크라는 개념을 접했을 때는 솔직히 조금 생소했습니다.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사모펀드 운용사의 지분 자체를 산다는 구조가 일반적인 주식 투자와는 꽤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Blue Owl의 사업 구조를 하나씩 살펴보니 이 전략의 핵심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특정 펀드 한 번의 성과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운용사가 앞으로 계속 펀드를 만들고 자금을 모으고 운용하면서 발생시키는 반복적인 수익 구조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에서도 결국 홈런 한 번보다 오래 유지되는 사업 모델이 더 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붕괴 이후 만들어진 새로운 투자사업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리먼 브라더스는 미국 금융시장의 상징적인 붕괴 사례가 됐습니다. 그 조직 안에서 자산운용 사업을 경험했던 인물들 가운데 일부는 금융위기 이후 기존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은 시장에서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과 금융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는 환경에서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단순히 회사를 창업하는 행위로만 정의한다면 이 사례의 의미가 조금 작아집니다. 오히려 기존 구조가 무너졌을 때 그 안에서 어떤 부분은 여전히 가치가 있는지를 찾아 새로운 사업 모델로 다시 만드는 능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하면서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손실이 발생하면 처음에는 그 자체가 실패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왜 손실이 발생했는지를 분석하면서 투자 방식을 바꾸게 됩니다. 비중을 너무 크게 가져갔는지, 종목 하나에 집중했는지, 현금을 너무 적게 보유했는지 같은 문제는 상승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다가 하락장에서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결국 위기는 사업이든 투자든 기존 구조의 약점을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GP 스테이크는 펀드가 아니라 운용사에 투자합니다
GP 스테이크(GP Stake)를 이해하려면 먼저 GP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GP는 General Partner의 약자로 사모펀드를 만들고 실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며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사모펀드 투자자는 특정 펀드에 돈을 출자합니다. 해당 펀드가 기업을 사고팔아 수익을 내면 투자자는 그 결과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GP 스테이크는 펀드 자체가 아니라 펀드를 만드는 운용회사의 소수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입니다.
Blue Owl은 이를 비지배 소수지분 투자로 설명하고 있으며, 투자자는 해당 운용사가 만들어내는 운용보수, 성과보수(Carried Interest), 자체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 등에 지분율만큼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구조를 가장 쉽게 이해한 비유도 ‘햄버거를 사는 것과 햄버거 회사를 소유하는 것의 차이’였습니다. 특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햄버거 하나를 사는 것에 가깝고, GP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앞으로 계속 햄버거를 판매하는 회사의 일부를 보유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특히 GP가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펀드를 계속 출시할 수 있다면 수익원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존 펀드에서 발생하는 관리보수와 성과보수에 더해 새로운 전략과 신규 자금 유입에서 추가적인 현금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Blue Owl 역시 GP Stakes 포트폴리오는 기존 펀드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과 앞으로의 신규 펀드 조성·투자 활동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이 결합된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반복성 때문에 단순한 한 개 펀드 투자와는 다른 장기 복리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 Blue Owl GP Strategic Capital
Blue Owl의 경쟁력은 단순히 돈을 많이 넣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Blue Owl의 현재 GP Strategic Capital 사업을 보면 단순히 운용사 지분을 사고 기다리는 투자자와는 조금 다른 접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Blue Owl 공식 자료 기준 현재 GP Strategic Capital 플랫폼은 약 715억 달러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설립 이후 70개가 넘는 파트너십을 구축했습니다. 또 100건 이상의 debt 및 equity transaction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더 흥미롭게 본 부분은 투자 이후의 지원 조직입니다. Blue Owl은 GP Stakes Value Creation Group이라는 약 60명 규모의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팀은 단순히 재무적 투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 운용사의 펀드레이징, 마케팅, 사업 전략, 디지털 전환, 조직 확장 등을 지원합니다.
결국 GP 스테이크 투자자는 운용사가 성장해야 자신도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단순히 지분을 사놓고 기다리기보다 파트너 운용사가 더 많은 자금을 모집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서로의 이해관계를 맞추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일반 주식 투자에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기업을 평가할 때 단순히 현재 이익이 얼마인지보다 앞으로 사업 규모를 계속 키울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인터뷰에서 언급된 특정 대형 거래의 시장점유율 같은 수치를 현재 시장점유율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 규모와 경쟁구도는 계속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공개된 AUM, 파트너십 수, 거래 경험처럼 확인 가능한 지표를 중심으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커지는 이유
사모시장 변화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의 성장입니다.
전통적인 사모펀드는 일정 기간 기업을 보유한 뒤 IPO나 다른 기업·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을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원하는 가격에 자산을 팔기 어려우면 문제가 생깁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방식 가운데 하나가 컨티뉴에이션 펀드입니다. 기존 펀드가 보유하던 기업을 새로운 펀드로 이전하고 기존 투자자에게는 현금화하거나 새 펀드에 계속 투자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Preqin 자료를 보면 이 시장의 성장 속도가 상당합니다. 글로벌 컨티뉴에이션 펀드 결성 건수는 2018년 13개에서 2025년 123개로 늘었고, 같은 기간 조달된 자금은 약 9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까지 증가했습니다.
세컨더리 시장 자체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2025년 세컨더리 거래 규모는 약 2,200억 달러로 추산됐고 2026년에는 약 2,5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저는 이 흐름을 단순히 사모펀드가 자산을 못 팔아서 만들어낸 임시방편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좋은 기업을 더 오래 보유하거나 기존 투자자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출구 전략이 하나 더 생겼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GP와 기존 투자자 사이에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가격과 가치평가, 새로운 투자자의 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출처: Preqin - Continuation Funds in 2026
좋은 GP를 고를 때 왜 스타 매니저보다 조직을 볼까
GP 스테이크 투자의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좋은 운용사를 고르는 기준도 일반적인 펀드 선택과 조금 달라집니다. 펀드 하나의 수익률이 좋았다고 해서 그 운용사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좋은 사업이 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특정 스타 매니저 한 명이 모든 투자 결정을 내리고 모든 투자자 관계를 책임지는 회사라면 그 사람이 떠나는 순간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투자 프로세스와 조직문화가 팀 전체에 축적되어 있고 차세대 리더가 성장할 수 있는 구조라면 특정 인물의 은퇴 이후에도 회사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GP 스테이크 투자에서는 현재의 수익률뿐 아니라 조직의 승계 계획, 인재 육성, 투자자 관계, 펀드레이징 능력과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됩니다.
저는 이 기준이 상장기업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CEO 한 명이 있는 기업보다 그 CEO가 없어도 계속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조직이 장기 투자에서는 더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Blue Owl 역시 파트너 운용사를 평가하고 지원할 때 개별 투자성과뿐 아니라 조직의 성장과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하방 리스크였습니다
이번 내용을 보면서 개인 투자자로서 가장 공감했던 것은 하방 위험을 먼저 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투자를 처음 할 때는 어떤 종목이 두 배, 세 배가 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큰 수익을 한 번 만드는 것보다 큰 손실을 피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금의 50%를 잃으면 다시 원금으로 돌아가기 위해 100% 수익이 필요합니다. 70%를 잃으면 약 233% 상승해야 합니다. 손실이 커질수록 회복 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결국 장기 복리의 가장 큰 적은 수익률이 조금 낮은 것이 아니라 자본 자체가 크게 훼손되는 상황입니다.
GP 스테이크에서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현재 가장 뜨거운 운용사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장 사이클에서도 자금을 모집하고 투자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홈런을 치지 말라’는 조언도 이런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큰 기회를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홈런 하나를 만들기 위해 계좌 전체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매일 조금씩 공부하고 투자 원칙을 지키며 큰 실수를 피하는 행동은 처음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10년, 20년이 지나면 이 작은 차이가 결국 자산 규모를 크게 갈라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GP 스테이크에서는 어떤 수익을 얻나요?
A. 일반적으로 운용사 소수 지분을 보유하면서 관리보수, 성과보수,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투자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 등에 지분율만큼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조건은 거래별로 다릅니다.
Q. Blue Owl의 GP Stakes 사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A. 현재 Blue Owl 공식 홈페이지 기준 GP Strategic Capital의 운용자산은 약 715억 달러이며 설립 이후 70개 이상의 파트너십과 100건 이상의 debt·equity transaction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치는 시점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으므로 최신 공식자료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Q. 개인 투자자도 GP 스테이크에 직접 투자할 수 있나요?
A. 전통적으로 기관 및 적격투자자 중심의 시장이기 때문에 일반 개인 투자자가 개별 GP 지분 거래에 직접 참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상장된 대체자산 운용사나 개인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사모시장 상품 등을 통해 간접적인 노출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상품별 자격과 위험은 반드시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기존 펀드 만기를 그냥 연장하는 건가요?
A. 단순 연장과는 조금 다릅니다. 기존 펀드가 가진 자산을 새로운 별도의 투자기구로 옮기면서 기존 투자자에게 현금화 또는 재투자 선택권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거래 과정에서 가치평가와 이해상충 관리가 특히 중요합니다.
Q. 사모시장이 커지고 있으니 관련 투자도 무조건 유리한가요?
A. 아닙니다. 시장 전체가 성장하더라도 운용사별 자금조달 능력, 투자성과, 수수료 구조, 유동성, 부채와 승계 문제가 모두 다릅니다. 산업의 성장과 개별 투자의 기대수익은 반드시 구분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결론
GP 스테이크라는 투자방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제가 가장 흥미롭게 느꼈던 것은 사모펀드의 수익률보다 그 수익을 계속 만들어내는 운용사라는 사업 자체에 투자한다는 발상이었습니다.
좋은 펀드를 한 번 고르는 것과 좋은 운용사를 10년, 20년 보유하는 것은 전혀 다른 접근입니다. 운용사가 계속 새로운 자금을 모집하고 좋은 투자자를 확보하면서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다면 기존 펀드 하나의 성과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현금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Blue Owl의 GP Strategic Capital도 이런 구조를 기반으로 성장했고, 현재는 수십 개 운용사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투자 이후 사업 성장까지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동시에 컨티뉴에이션 펀드와 세컨더리 시장이 커지면서 사모시장의 투자와 회수 방식 자체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GP가 좋은 투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좋은 운용사를 가르는 것은 한두 번의 높은 수익률보다 사람과 조직, 투자성과의 지속 가능성, 자금조달 능력과 하방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투자할 때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이 오를 수 있는지를 먼저 봤다면 지금은 크게 잘못됐을 때 얼마나 잃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좋은 구조를 찾고 큰 실수를 피하면서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 결국 장기 투자에서 가장 강력한 전략은 이런 단순한 원칙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 글은 특정 사모펀드, 운용사 또는 주식의 매수·매도를 권유하기 위한 내용이 아니며 GP 스테이크와 사모시장 구조를 공부하며 정리한 글입니다.
참고: Blue Owl GP Strategic Capital / Preqin Continuation Funds in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