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실적 발표를 숫자 하나로만 판단했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면 매수, 쇼크면 매도'라는 단순한 공식이었죠. 그런데 숫자가 좋게 나왔는데 주가가 폭락하는 장면을 몇 번 겪고 나서야, 제가 보고 있던 것이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번 빅테크 실적 시즌을 앞두고, 제가 그동안 놓쳤던 것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컨퍼런스 콜, 숫자 뒤에 숨은 진짜 신호제가 실수한 부분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실적 발표 당일 EPS(주당순이익)와 매출 숫자만 확인하고 매매 버튼을 눌렀던 것이죠. 여기서 EPS란 기업이 한 주당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시장 기대치와 비교해 '서프라이즈'냐 '쇼크'냐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절반의 정보도 안 됩니다.컨퍼..
S&P500이 0.9%, 나스닥이 1.3% 오른 날, 저는 솔직히 손이 근질거렸습니다. 그 전날까지 빨갛게 물든 반도체 종목들이 한꺼번에 튀어오르는 걸 보면서 "이번엔 다르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거든요. 과거 제가 딱 그 느낌에 속아 레버리지를 눌렀다가 최저점에서 매도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번엔 멈추고 숫자부터 뜯어봤습니다. 지금 이 반등이 진짜 사이클의 시작인지, 아니면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인지 — 판단을 돕기 위해 제가 확인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반도체가 왜 갑자기 튀었나 — 시장 맥락 읽기이번 반등의 가장 눈에 띄는 트리거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중국 AI 스타트업 무운(Moonshot AI)의 키미 K3(Kimi K3) 모델 출시였고, 다른 하나는 한국 반도..